지난번에 이은 또 다른 네모토 토모미 엔지니어의 블로그 글입니다.

이번에는 "좋은 마스터링의 조건" 에 대한 글로, 네모토 토모미 엔지니어의 매우 개인적인 견해가 들어간 글입니다만 마스터링 업무나 음향 업무에 흥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재밌게 읽을만한 글인 것 같기에 이도 한국어로 번역을 해보자 합니다.

 

 

(매우 개인적인) 좋은 마스터링의 조건

좋은 마스터링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그건 사람마다 판단하는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확답은 할 순 없습니다만, 제 안에서 이건 좋은 마스터링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작품의 조건이 몇가지가 있기에 그걸 여러분들에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아이폰의 스피커로 들었을 때의 음상표현(音像表現)
아이폰 같은 경우에는 평상시 거의 비슷한 자세로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기기에서 제가 판단하는 좋은 마스터링의 기준으로는, "디스플레이면을 기준으로 음상이 얼마나 정면으로 튀어나오는 것 같이 느껴지는지"를 보게 됩니다. 음의 어택 성분이 충분히 존재하고, 뭉게지지는 않았는지, 트랜션트가 살아있는지가 주 판단 요소입니다. 디스플레이을 기준으로 수평적인 음상으로 들리는 음악들은 어택이 죽은 듯이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음악을 크게 들으면 좋게 들리는거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만, 애초에 아이폰의 내장 스피커로는 컨텐츠 간의 음량차를 알기가 어려워 음량 만으로 노래가 좋게 들리고 나쁘게 들리고 하는 차이는 생기기 어렵습니다. 아이폰 내장 스피커의 경우에는 저음으로 인한 마스킹 효과가 생기기 어려우므로 어택 성분이나 트랜젼트 성분의 존재가 쉽게 들리기 때문에 더더욱 좋은 마스터링을 따질 때의 조건이 되어버리는 것 같네요.

 

 

2. 애플사의 이어폰으로 들었을 때의 음상표현
또 하나의 조건으로는 애플사의 이어폰(EarPods 또는 Airpods)로 들었을 때 사람 머리 안에서 저음 악기의 음상이 머무는 자리가 미간 사이가 아닌 콧날 아래 쪽으로 위치하고 있는지입니다. 전에 쓴 저음 컨트롤의 대한 글에서 썼던 "알기 쉬운 저음" 만으로는 미간 사이에 멈춰있기 쉬워지기 때문에, "알기 어려운 저음"으로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죠. 하지만 이런 머리 속 안의 음상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심리음향의 영역으로 가버리기 때문에 매우 개인차가 심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1번의 조건은 사실 저음이 약하다면 매우 달성하기 쉬운 목표입니다. 하지만 1번과 2번이 양립한다면 이 음악 멋있다라는 감상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걸 아이폰 유저라면 체험이 가능한 부분이 정말 좋다고 생각됩니다. (안드로이드는 써본 적이 없어서 서술을 못하겠네요. 죄송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정말 정말 초 주관적인 내용이 함유 되어있습니다.

 

3. 라이브 스테이지를 넘었다고 생각되는 완성도
마스터링을 할 때, 특히 실제 악기의 연주가 들어간 악곡인 경우에는 라이브 스테이지를 상상하면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이지 위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 연주를 넘을 만큼의 녹음 작품을 마스터링에서는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죠. 물론 "아 이번꺼 진짜 잘 됐다 라이브 연주 넘었다" 라고 생각이 되어도 실제로 라이브 연주를 보러 갈 기회가 생기면 "아 라이브 쩌네...완전 상대가 안되네.." 하고 절망을 하고 다시 넘을 수 있도록 목표로 삼고..하는 윤회의 굴레에도 빠지게 되기도 하죠.

 

4. 특정 음악을 어느 장소, 시간, 계절에 듣고 싶겠끔 만드는 것
이것은 사실 마스터링 뿐만으로는 달성되기 힘든 부분입니다만, 청취자들에게 "이 곡은 밤에 드라이브 할 때 듣고 싶네" 라던지 "여름 아침에 들으면 최고" 라는 감상을 남기겠끔 만들어내는 것. 그런 작품 흔히들 있지 않나요? (사담이지만 한국 매니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벛꽃엔딩이 떠올랐습니다ㅎㅎ) 그런 리스너들의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을만한 작품이 되겠끔 약간의 테이스트를 넣어주는 마스터링을 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매번 작업에 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좋다"라고 평가할 사운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아티스트 본인과 프로듀서, 디렉터, 레코딩 엔지니어 등 그 작품에 시간과 에너지와 애정을 쏟아부은 사람들에게 본인의 기술이 긍정적으로 제공이 가능한다면 그것이 엔지니어로서의 만족감에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느끼는 감정이 리스너들한테도 그대로 전달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마스터링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note.mu/tomominemoto/n/n8ece0729d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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